비중을 정하는 게 투자의 90%입니다
개별 종목을 잘 고르는 것보다 주식을 얼마나, 채권을 얼마나 가져가느냐가 장기 수익률에 훨씬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많습니다.
그런데 막상 비중을 어떻게 정해야 하는지 물어보면 명확한 답을 주는 곳이 없습니다. “100-나이로 주식 비중을 정하라”는 룰이 자주 나오는데, 이게 지금 환경에 그대로 맞진 않습니다.
‘100-나이’ 룰의 한계
36세면 주식 64%, 채권 36%. 이 공식이 나온 배경은 채권 수익률이 5~8%이던 시절입니다. 지금처럼 저금리 환경에서 채권이 “안전 + 적당한 수익”을 동시에 제공하지 못합니다.
또한 수명이 길어졌습니다. 45세에 은퇴해서 90세까지 산다면 45년을 버텨야 합니다. 45세에 주식 55%로 낮추면, 나머지 45년의 복리 성장을 상당히 포기하는 셈입니다.
그래서 많은 파이어족이 110-나이 또는 120-나이로 상향 조정하거나, 나이 공식 자체를 쓰지 않습니다.
실제로 비중을 결정하는 3가지 기준
① 투자 기간
자금을 언제 쓸 건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 사용 시점 | 권장 주식 비중 |
|---|---|
| 5년 이내 | 30% 이하 |
| 5~10년 | 50~60% |
| 10~20년 | 70~80% |
| 20년 이상 | 80~90% |
FIRE 목표 자금은 사용 시점이 1020년 후라면 주식 7080%도 합리적입니다.
② 리스크 허용도
같은 40%짜리 하락을 맞아도 사람마다 반응이 다릅니다. “이건 기회다”라고 추가 매수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밤에 잠을 못 자고 결국 팔아버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간단한 자가 진단: 포트폴리오가 30% 빠졌을 때 나는 어떻게 할 것 같은가?
- 추가 매수한다 → 주식 비중 높게 가도 됩니다
- 그냥 버틴다 → 현재 비중이 적절합니다
- 팔고 싶어진다 → 주식 비중이 너무 높습니다
③ 수입 안정성
월급이 안정적으로 들어오는 직장인이라면, 매달 적립 자체가 하락장에서 자동 분할매수가 됩니다. 그래서 주식 비중을 높게 가져가도 상대적으로 안전합니다.
반면 프리랜서나 사업소득처럼 수입이 불규칙하다면, 하락장에서 생활비가 필요해 자산을 매도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현금·채권 쿠션이 더 중요합니다.
제가 쓰는 비중
현재 저는 주식 70% / 채권 20% / 현금 10% 입니다.
- 주식: 미국 S&P500 ETF 50% + 글로벌 분산 ETF 20%
- 채권: 미국 중기 국채 ETF 20%
- 현금: CMA + 비상금
이 비중은 고정이 아닙니다. 주식이 75%를 넘으면 팔고, 65% 아래로 내려가면 채워 넣습니다. 리밸런싱 도구로 분기마다 한 번씩 확인합니다.
비중을 정했으면 지키는 게 전부입니다
자산배분의 어려움은 비중을 정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시장이 좋을 때 “주식을 더 늘려야 하는 것 아닌가”, 하락할 때 “채권으로 피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유혹을 이기는 데 있습니다.
정한 비중에서 5~10%p 이상 벗어나면 리밸런싱하고, 그 이하면 그냥 놔두는 규칙이 단순하지만 가장 강력합니다. 복잡하게 전술 배분하는 것보다 이 단순한 규칙을 지키는 편이 장기적으로 낫다는 데이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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